輞川集 (wǎngchuānjí) 王維, 裵廸

輞川集(망천집)
王維(왕유), 裵廸(배적)


辋川集(wǎngchuānjí)

구분: 시집


왕유가 만년에 배적(裵迪)과 함께 망천계곡에서 경치가 뛰어난 20경(景)을 택하여 5언절구로 각각 20수를 읊어 총 40수의 시를 모아서 엮은 시집.


왕유가 섬서성 장안(長安) 동남쪽의 남전현(藍田縣) 남전산(종남산) 기슭 남곡천(藍谷川)이 흐르는 곳에 망천장(輞川莊)이란 별장을 마련하여 은거하게 된 것은 1등으로 과거에 급제하였으나 현종(玄宗) 황제의 눈에 벗어나 제주(濟州)에 귀양살이 같은 좌천을 당하는 벼슬길에서의 실의(失意) 때문이다.

왕유는 현명한 재상이면서 자신을 후원해 준 장구령이 간신인 이임보에게 밀려서 파면당하는 일을 보면서 부귀공명의 덧없음을 깨닫고 마음의 안식(安息)을 찾아서 불교의 참선 수행에 깊게 심취하였다.

망천(輞川)이란 명칭은 남곡천의 골짜기에 흐르는 물이 둥굴등굴 수레바퀴 테(輞) 모양처럼 휘돌며 흘러가서 생긴 것이다.

《구당서》에 의하면 “왕유는 망천 계곡의 어구에 있는 송지문(宋之問)의 남전별장을 샀다. 망천의 물이 집 둘레를 감싸며 흘렀고, 따로 물을 끌어 대나무 골, 꽃 언덕을 축조하였다. 함께 수도하는 친구 배적(裵迪)과 더불어 배를 띄워 왕래하고, 거문고 줄을 타고 시를 지으며 종일토록 읊조리고 노래하였다.

이렇게 하여 지어진 시를 모아 《망천집》이라 이름하였다. 조정에서 파하고 돌아오면 향을 피우고 홀로 앉아 참선독경을 일삼았다.”고 기록하고 있다.

왕유가 송지문의 남전별장(종남별장 또는 망천별장)을 사들인 것은 송지문(측천무후 때 궁정시인으로 명성을 날림)이 현종에 의해서 유배지에서 사사되고 난 후 10여 년이 지난 일이다.

흉가로 불길한 땅이라 사람들이 기피한 송지문의 별장을 사들인 것은 시인으로서 명성을 날린 송지문이란 연고 때문이라는 주장과 왕유가 장안에서 가까운 곳에 터를 잡은 것은 벼슬에 대한 미련 때문이라고도 한다.

어찌 하던 왕유가 만년에 배적과 함께 망천계곡에서 경치가 뛰어난 20경(景)을 택하여 5언절구로 각각 20수를 읊어 총 40수 의 시를 모아서 《망천집》이라는 이름으로 시집을 엮었는데 이 시들이 왕유의 최고 뛰어난 가작시로 평가받고 있다.

송(宋)나라 소동파(蘇東坡)는 〈소동파가 쓴 발문: 왕마힐의 남전연우도에 적다(東坡題跋: 書摩詰藍田烟雨圖)〉에서 왕유가 만년에 남전별장 즉, 망천장에서 지은 시에 대하여 평하기를 “시 가운데 그림이 있고, 그림 가운데 시가 있다”고 하였다. 시론(詩論)에서 최고의 품격으로 삼는 시화일치론(詩畵一致論)이 여기서 비롯하였다.

왕유는 망천장 벽에 망천계곡의 승경 20경을 그려 놓았다고 하는데, 이것이 유명한 왕유의〈망천도〉이다. 왕유가 산수화, 문인 남종화의 시조가 된 그림이 여기서 비롯된 것이다.

명(明)나라 시인이며 문학평론가로 유명한 이동양(李東陽)은 성당(盛唐)의 시풍을 추구하는 당시(唐詩) 부흥운동을 부르짖었는데, 《회덕당시화(懷德堂詩話)》에서 “왕유의 시는 담백한가 하면 더욱 짙고, 가까운가 하면 더욱 멀구나”라고 평하였다.

청(淸)나라 황배방(黃培芳)은 왕유의 시를 평하기를 “한가로운 정경은 속세의 먼지와 소음에 찌들어 있는 자들이 어떻게 깨달을 수 있겠는가? 오직 평정한 마음에서만이 경물의 묘사가 절로 이루어지는 것이다”라고 하였다.

청(淸)나라 시인으로 신운설(神韻說)이란 시론으로 청나라 문단은 물론 조선 실학 북학파(北學派: 박제가, 유득공, 이서구, 박지원)의 시에도 큰 영향을 준 왕사정(王士禎, 王士禛)은 왕유의 시에 대하여 다음과 같이 평하였다.

“송(宋)의 엄우(嚴羽)는 시선일치(詩禪一致)를 주장하였으나 왕유와 배적의 망천(輞川) 절구(絶句)에는 글자마다 선(禪)에 들어가 있다”

왕사정의 신운설은 시의 풍격에 있어서 함축과 자연, 충담(沖澹), 묘오(妙悟)를 신운(神韻: 신비롭고 고상한 운치)으로 삼고 있는데, 왕유의 시를 으뜸으로 삼았다. 이른바 언어의 표현은 다했어도 그 뜻은 다함이 없고 여정(餘情)이 무궁한 맛이 남아 있는 것을 의미하는 언외지미(言外之味)와 자연과 내가 하나가 된 물아일치의 경지이다.


구성

詩題 王維(왕유)裵迪(배적)
孟城拗(맹성요)新家孟城口結廬古城下
華子崗(화자강)
文杏館(문행관)
斤竹嶺(근죽령)
鹿柴(녹채)空山不見人
木蘭柴(목란채)
茱萸密(수유반)
宮槐陌(궁괴맥)
臨湖亭(임호정)
南倬(남탁)
十一 의호
十二 柳浪(유랑)
十三 欒家瀨(난가뢰)
十四 金屑泉(금설천)
十五 白石灘(백석탄)
十六 北倬(북탁)
十七 竹里館(죽리관)獨坐幽篁裏
十八 辛夷塢(신이오)
十九 漆園(칠원)
二十 椒園(초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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